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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12.23: Ramen Popup, Stuttgart 비자 캠핑, Barcelona 여행
    Alltags 2024. 3. 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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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몇 개월 전이 되어버린 첫 출근날이다.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독일 생활 현타도 왔고, 첫 논문도 벌써 제출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동안 블로그에 일상 기록을 못 했다. 또 내 블로그는 글보다는 사진 일기용으로 쓰곤 했는데, 몇 개월 동안 사진을 제대로 찍은 게 없어서 업로드할 콘텐츠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에서 슈투트가르트로 이사하니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난 슈투트가르트가 더 좋다. 슈투트가르트 도심만 따지면 베를린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고, 도시보다는 마을 같은 분위기가 있고, 사람들도 더 친절하다.
    예를 들어, 베를린에서 버스 기사한테 인사하면 눈길 한 번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슈투트가르트에서는 기사 아저씨들이 다시 인사를 건네주신다. 카페에서도 베를린은 게이 + 불친절함이 거의 80 % 인데 슈투트가르트 바리스타들은 정말 친절하다.
    신기하게도 독일 남쪽이 보수적이라 그런지 LGBTQIA+가 베를린처럼 흔하지 않다. 가끔 동료들 중에 아웃팅 하는 경우가 있는데, 티가 정말 안나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깜짝 놀란 적이 많다.

    이사 기념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Le Duc Ramen Popup. 당분간 못 갈 생각을 하니 아쉽다.

    그래도 북부보다는 덜하지만 남부도 친환경주의자들이 꽤 있다. 주차되어 있는 엄청 큰 SUV에다가 고추 확대 수술하는 게 환경에 더 친화적이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메시지를 전하는 ㅋㅋㅋㅋ 흔한 환경운동가
    아 이제부터 독일 생활 첫 현타를 느끼고 귀국하고 싶었던 험난한 취업 비자 얻기 이야기.. ㅎ ㅏ

    제1 장

    자 시작은 이렇다. 독일에서는 학생 비자로 일 년에 120일 풀타임 일할 수 있다. 나는 2024년 5월 만료되는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었고 이미 2023년에 인턴을 한 상태여서 더 이상 박사 과정을 학생 비자로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2023년 6월부터 비자 준비를 하고 수없는 이메일을 보내왔지만, 답장 한번 얻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독일의 비자청은 정말 인생씹똥망이다. 이 사실을 인사과에서도 알고 있었고, 취업 비자가 없으면 2023년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2024년에 근로수가 초기화될 때까지) 통지받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비자청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로 했다. 주변에서 들은 소식과 뉴스를 통해 이미 하루 전에 줄 서야 되는 걸 들었고, 혼자 길에서 캠핑하기는 무서워 남자친구가 슈투트가르트에 왔을 때 같이 캠핑하기로 했다. (고마워 *^^*) 그리고 이 사실을 인사과에 알렸다. 내 인사과 매니저가 "아, 네가 그렇게까지 해야 된다니 유감이야."라고 했..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비자청 열기 하루 전 오후 6시, 초겨울에 이미 내 앞으로 17 팀에 도착해 있었다. 맨 첫 번째 팀은 오후 2시부터 줄 서있었다고 한다. 쉿. 사람들은 박스, 캠핑의자, 이불을 준비했고, 나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상태라 캠핑의자, 슬리핑백, 음식 등을 다 챙겨 왔었다. 참고로, 이 사람들은 불법이민자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서류를 완벽히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줄에 서있는 사람들이랑 얘기해 보니 포르쉐 시니어 엔지니어도 있었고, 다들 세금을 많이 내는 직업들이 대다수였다. 나 뒷배경으로 독일 뉴스에 나옴. ㅋ
    총 17시간 길에서 캠핑한 결과 비자 발급 거절. 이유는 서류를 모두 다 갖춤에도 불구하고 내 학생 비자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 학생 비자로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직업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어필을 했지만 비자청 직원은 "아 너 같은 사람이 엄청 많고, 다들 비자 발급 못해서 직업들을 잃고 있어.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했다. 정말 이 순간 미안한데 머리카락 다 뽑고 얼굴 갈퀴갈퀴 찢어주고 싶었다.
    집에 가서 인사과에 다시 연락해서 다 보고했다. 그랬더니 인사과 매니저가 하는 말이 "아 잠깐, 회사랑 비자청이랑 특수 계약이 있어서 그냥 나한테 이메일 하나 보내면 되는데."
    나: ???????????????????????????????????????????????
    장난하세요? 나 하루 전부터 캠핑하는 거 알고서 이제야 이렇게 유익한 정보를 준다고? 진짜 혼자서 개쌍욕했다. 몇 시간 동안.
    그 이후로 인사과 말 믿고 아무 일 없었단 듯이 다시 출근하고 회사 댕김. ^^ㅣ발.

    제2 장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평화롭게 다시 일하고 있던 나에게 몇 주 후 갑자기 그 대가리 터진 인사과 매니저가 다시 메신저를 보냈다. "아, 사실 그 특수 계약 말이야. 박사 과정은 예외임. 그래서 너 내일모레부터 회사 못 나옴."
    나: ??????????????????????????????????????????????????????????????????
    진짜 너무 화가 나서 IG Metall 노조 위원장인 내 그룹 리더한테 다 꼬지르고 회사 인사과 총괄 사장에도 이 일을 알렸다. 하지만 아직도 이 인사과 매니저한테 사과 단 한 번도 못 받았다. 정말 사무직이 적성에 잘 안 맞으면 남의 인생 망치지 말고 딴 일 찾아서 살았으면.
    그렇게 계약서가 일시정지되고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게 됐다. 하던 일이 있어서 일은 했고 돈은 못 받음. (사실상 불법)

    제3 장

    비자를 얻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서 결국 비자 Termin을 얻었다. 내가 시도해 본 것들:

    • 독일인 남자친구와 결혼 시도 -> 비자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결혼을 해도 똑같은 비자청에 가서 배우자 비자를 받아야 한다
    • 변호사 전화 상담 -> 슈투트가르트는 개퍽업드 총체적 난국이라 사실상 법적으로도 효과 있는 게 없다
    • 팩스 보내기 -> 답장은 안 왔는데, 모든 방법을 거의 한꺼 번에 사용해서 뭐가 효과 있었는지 판단 불가
    • 노조 위원장 백으로 비자청 사장과 슈투트가르트 시장에 보고 -> 무조건 처리해 주겠다고 개인적으로 약속은 받았으나 막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 친구 & 동료들에게서 수집한 비자청 직원 이메일 주소로 전쪽 보내기 -> 이게 확실히 먹힘

    또 하나의 큰 문제가 있었는데, 독일 비자 서류들은 무조건 종이로 처리 & 보관해서 이사할 때도 이전 직할 비자청이 현재 직할 비자청으로 비자 문서들을 보내야 하는데, 서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없어서 누가 언제 서류를 보냈는지 알 수 있는 길이 없다. 이사한 후에 개인이 알아서 비자 서류가 제대로 새로운 지역의 비자청에 보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말 이 일로 인해 다시 한국 가서 살고 있었다. 이제는 비자 받았으니 걱정 없이 다시 일하자. 휴

    내가 좋아하는 Markthalle. 비싸지만 비싼 값하는 신선한 재료들. 특히 치즈랑 햄 종류들은 정말 맛이 다르다.

    내가 주문 제작한 빈티지 대리석으로 만든 Eero Saarinen 테이블. 귀욤뽀짝.

    차로 프랑스 여행 갔다왔오요.

    차를 좋아하는 우리는 주변에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면 무조건 가지.
    Ludwigsburg 성에서 열리는 호박 축제도 갔다왔다.

    별 거 없고 호박만 많다.

    집 열쇠 두고 와서 차 타고 회사 다시 갔...^^; 

    중고 거래 사진들. 거의 다 팔았다.

    엄마랑 아빠가 독일에 왔어용 <3
    엄빠랑 Barcelona 먹방 여행 갔다.

    사랑해

    저번에 Barcelona 왔을 때 저장만 하고 못 갔던 Bodega la Palma. 셋이서 와인 두 병 마시고 메뉴도 10개 정도 시켜 먹었다는..ㅋㅋ


    바다는 언제나 이쁘다.

    시장에 있는 집인데 저번에 먹고 너무 맛있어서 또 다시 왔다. 진짜 맥주를 부르는 아침이었다. 물론 맥주는 당연히 마셨지롱 ㅋ

    독일에서도 수산 시장이 발달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시 슈투트가르트에서 돌아와서 먹방.ㅎ

    엄마 아빠 사랑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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