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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학업] 석사 논문을 앞두고서
    Beschäftigung 2022. 12. 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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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사 공부하면서 수업 내용을 이해하려고 썼던 기계 학습 포스팅들이 검색어에 많이 노출이 되기 시작했다. 가끔가다 댓글 다시는 분들도 있고 조회수도 꾸준한 편이라 이번에는 독일 학업 취업에 대한 내용들을 꾸준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내 소개를 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어학연수로 혼자 New Zealand에서 자랐다. 엄마, 오빠, 나 셋이서 가서 엄마는 우리들이 적응할 때까지만 같이 있어주셨고, 엄마가 간 뒤로부터는 오빠와 나 각각 다른 학교, 다른 동네에서 따로 살았다. 초등학교가 끝나갈 때쯤 무렵 한국으로 돌아와 그동안 따라가지 못한 3년 치 수학 과정을 정말 6개월 안에 독한 과외로 끝냈다. 하드코어 과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갈 수 있었고, 수학에 소질이 있었던 편이라 스트레스로 죽지 않고 잘 살았던 듯하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지만 고등학교 진학하고부터 성적이 떨어지게 되어 자연스럽게 공부를 멀리 했다. 그래도 아예 한 번도 공부를 놓은 적은 없었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없는 미지근한 상태로 꾸역꾸역 공부를 했다. 그 결과, 수능 성적에 맞춰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13학번으로 입학을 하게 됐다. 대학교에 가서는 지금까지 마음대로 놀지 못한 한에 맺혀 술 먹고 친구들 만드는 데에 시간을 모두 보냈고, 갑자기 홍콩에 빠져가지고 홍콩 대학교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영어 자격증을 따러 다닐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학교에서 보내주는 미국 어학연수 + 인턴 경험이 있길래 지원해봤는데, 바로 합격해서 홍콩은 포기하고 미국에 가게 되었다. 미국에 있을 때 정말이지, 재밌게만 놀았던 것 같다. 처음 나가는 미국이라 살도 엄청 찌고 친구들도 많이 만들고 놀러 다니고 바빴다. 다만 학교 수업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과목들도 수강하지 못했고 수업 방식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대충대충 시험도 거의 찍듯이 마쳤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

    나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는 경험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나중에 여행으로 놀러 갔던 미국 여행.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냥저냥 지내던 나에게 나의 친한 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같이 미국에 가자고 권유를 했었던 것이다. 나는 약 한 달 정도를 계획하고 친구가 학기 시작하기 전까지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갔다. 거기서 친구의 삶을 간접 체험했던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공부도 대충하고 대학 진학에 관심 없는데 부모님 권유로 떠 말려서 대학교에 입학했다. 심지어 교육으로 유난 떠는 동네에서 자란 나는 수능 끝나고 물어보는 "민희는 대학교 어디 됐니? 호호"에 "아주대학교요^^"라고 대답하면 질문한 거를 미안하단 듯이 눈치를 보던 동네 아줌마들.. 나는 정말 "공부도 안 했는데, 대학교 가서 행복하다"라는 마음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서성한도 못 갔네.."라는 생각들. 그래도 난 개의치 않았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반면, 공부도 수준급으로 잘해서 국내 탑 대학교에 들어간 친구, 그 이름값에 따르는 유명한 외국 대학과의 연결 고리들, 무한한 지원 및 경험들. 철이 없었던 나는 더 좋은 환경에 있으면 더 좋은 기회들이 주어진다는 걸 몰랐었다. 더 흥미롭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경제적인 지원 등등 나는 친구 덕분에 대신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목표가 생겼다. 제대로 공부해서 내 능력이 어디까지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마음을 먹으면 행동하는 데에 매우 민첩한 편이라 돌아오자마자 휴학을 하고 편입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편입 기간은 약 1년, 이때만큼은 정말 공부만 많이 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늘어가지고 재미도 붙고 놀듯이 공부를 즐겨한 거 같다. 전국 모의고사 국내 1위도 해보고, 1년 내내 반 일등, 아니면 학원 일등은 수도 없이 해봤다. 편입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정상에 서있을 때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정상에 서있기 위해서는 노력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똑똑한 건 아니라 노력으로 채워야 했고, 한 번 정상에 올라갔을 때는 다시 내려오지 않았다.

    열심히 해서 고려대학교는 최종에서 탈락하고 성균관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 합격해 성균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15학번으로 편입학했다. 입학을 하고 나서는 편입 기를 받아 쭉 열심히 살았다. 학회도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 경진대회, 학과 공부, 학생 연구원 등 2년 알차게 꽉 채워서 뽕 뽑았다.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꿈꾸었고, 자대 대학원으로 나의 학업은 자연스럽게 연장되었다.

    한국 대학원을 다니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 to 10이라는 미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학부 수업도 하고 프로젝트도 맡고 교수님 뒷일(-_-)도 도맡았다. 가끔은 새벽까지 일해야 될 때가 있어서 엄마 아빠가 합정에서 수원까지 데려올 때도 정말 많았고, 차가 끊겨 찜질방에서 자야 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박사까지 하고 싶어서 석사는 이 정도는 라고 위로하며 참았다. 

    다음 학기 첫날 약 2시간 걸리는 연구실에 가는 길의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핑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느껴서인가? 이때 다시 급 엄마한테 전화해서 오늘 자퇴할 거라고 했고, 정말 나는 다음 날 자퇴를 했다. ㅋㅋ 이렇게 해서 내 인생 자퇴는 두 번. 그날 바로 지하철에서 독일어 학원을 알아봤고, 바로 등록. 그다음 날부터 등원. 지금 생각해도 나의 행동력은 미친듯하다. 또 독일에 있는 모든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과 석사 과정에 지원, 모든 대학교 합격 (TUM 제외하고) ㅋㅋㅋㅋ. 그중 Berlin 공과 대학을 골라 바로 입독. 이 모든 일이 약 5개월? 6개월? 안에 일어났다. 준비한 것도 없이 자퇴부터 하는 내가 무모해 보이겠지만 한 번도 나는 불안한 적이 없다. 나는 하고 싶은 건 다 해내니까!

    그렇게 독일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고, 첫 시험부터 교수님의 눈에 차서 첫 학기 때부터 학생 연구원으로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졸업 학점은 무려 평균 1.2 / 5.0! 거의 만점에 가까운 학점이다. ㅎㅎ 나의 새로운 소식들이 너무 많은데 하나씩 정보도 공유하겠다.

    내 자기소개 간단편: https://www.linkedin.com/in/min-he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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